농원일기

4일에 걸쳐 수확 작업을 끝냈고 내일부터는 전체물량 다듬는 작업이 시작됩니다. 베트남 청년들을 고용해서 일을 시켰는데 예의 바르고 책임감도 강했습니다. 마실 음료수를 컵에 따라 주면 꼭 나한테 먼저 권했습니다. 날씨가 너무 더워 저도 어지러운데 청년들이 재배사 안에서 일을 하다 스프링클러를 통해 물을 재배사 안에 뿌려 달라고 해서 기계를 작동시키니 안에서 물을 맞으면서 일을 하는 것을 보고는 너무 감동 이었습니다. 일을 끝내고 예정에 없든 저녁까지 사 먹여서 보냈습니다.

열심히 노력한 결과 역대 최고의 수확량을 거두었는데 곰팡이와 벌레의 피해가 너무 컸습니다. 이번에는 상황버섯에 기생하는 밤나무 나방 애벌레 피해가 이토록 클줄 몰랐습니다. 수확한 버섯마다 애벌레의 흔적이 많이 보였습니다.

소비자 눈으로 볼때는 상품성이 많이 떨어져 보일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맹독성인 살충제를 살포하지 않아 생긴 벌레자국들을 저는 훈장으로 생각 합니다.

상황버섯을 재배할려면 필수적으로 따라 붙는 것이 푸른곰팡이와 밤나방 애벌레입니다. 이를 극복하는 것이 실제 농약 없이는 거의 불가능한 일을 제가 하고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도 느끼지만 한편으로는 손실이 너무 커서 힘도 좀 빠지지만 소비자들께서는 가장 안전한 상황버섯이라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어제는 이웃 마을에 한 분이 하우스 안에서 일하다 열사병으로 희생 당했습니다.

저도 여느때와 똑같이 오늘도 하우스에 들어가서 고압분무기로 종목들에 붙은 곰팡이와 벌레들을 씻어내는데 숨이 턱턱 막혔습니다. 20분만에 반드시 밖으로 나와서 바깥공기를 들이 마시고 다시 들어가곤 합니다. 하우스에서 나와 땡볕에 서 있어도 가을 날씨 같은 착각을 하곤 합니다. 바깥은 폭염의 땡볕인데도......

아들이 우리 제품을 새로 자신의 취향에 맞게 디자인하여 인스타와 페이스북에 광고를 하면서 팔고 있는데 많이 팔고 있는 듯 보입니다. 아버지처럼 그렇게 팔면 안된다면서...저는 인스타와 페이스 북이 뭔지 사실 잘 모릅니다.

또 젊은 직장인이나 학생들이 누구나 손쉽게 음용할 수 있도록 티백을 만들어 팔겠다고 대구에 있는 HACCP 인정을 받은 업체를 선정하여 쫓아다니고 있는데 머지않아 제품이 출시 될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면 젊은 사람에게 맡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