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원일기

기후변화에 대처가 미흡 했습니다

관리자
2024-05-19

기후변화에 대처가 미흡 했습니다

해마다 겨울이면 비닐 하우스 재배사 측창 활짝 열어놓고 농장은 비워두고 집 가공실에서 겨울내내 가공일을 했습니다. 근데 금년에는 문제가 발생 했습니다.

예년처럼 봄이 되어 물을 주기 시작하니 종목 거의 절반에서 곰팡이가 발생 되어 죽어있어 하우스 밖으로 빼내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살아있는 애들이라도 살리기 위해서는 죽은 애들은 빨리 제거 해야만 합니다. 그 양이 어마어마하며 참으로 뼈아픈 심정입니다.

 

지난 겨울 유난히 따뜻하고 비가 많이 와서 하우스 재배 농가마다 많은 피해가 있다고 농업기술센터에서 피해 신고를 하라고 해서 저도 하긴 했는데 이렇게 피해가 클 줄은 몰랐습니다.

바뀌는 자연환경에 제가 적응을 못 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 오는 겨울은 집에서 가공작업 하지 말고 가공해야 할 버섯들을 바구니에 담아 농장에 출근해서 일을 하면서 환풍기도 돌리고 종목들을 보살펴야 겠습니다.

 

하우스 2개동에 들어갈 새로운 종목이 5월말쯤 올 것 같습니다.

죽지 않고 살아 남은 애들과 새로 올 애들을 잘 키우면 1년 팔 수 있는 물량은 충분히 나오는데 절대 물량 부족으로 제대로 된 수익을 내기는 글렀는 것 같습니다.

해마다 많이 느끼고 깨우치곤 하는데 언제까지 이렇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벌써 농사 5년차 인데..........

하긴 초등학교 6년을 졸업 하고도 한글 맞춤법을 다 몰랐으며 지금도 헷갈리곤 합니다.

 

농장에서 일이 얼마나 많은지 하루 걸었는 걸음수가 16,000보 정도 되고 몸은 피곤한데 새벽에 잠이 깨어 오늘도 농장가서 죽은 애들 들어낼 안타까운 마음에 다시 잠이 잘 오지 않아 일기를 쓰고 있습니다.

농업기술센터에서는 보조금을 준다고 빨리 방제를 하라고 하는데 저는 방제를 하지 않습니다.

방제란 결국 살균제 농약을 사용해야 하는데 저는 방제를 포기 했습니다.

한번 쓰게 되면 한 번이 두 번 되고 나중에는 습관이 되면 농약 쳐 놓구선 안 친척 해야 하는 등 양심을 속여야 하는 문제들이 발생하며 결국은 농산물 품질 관리원에 적발되어 유기농 인증 박탈에 시중에 나가 있는 제품회수 등등 제재를 피할 수 없겠지요 ㅎㅎㅎㅎ

 

저를 믿고 우리 버섯 사 드시는 많은 고객분들을 속일 수는 없는 일입니다.

내년부터는 이런 악순환의 고리는 끊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루종일 양손에 곰팡이 핀 종목을 들고 16,000보 걸으면서 언제쯤이면 농사가 익숙 해져서 이런 일 안 해도 될까 수 없이 고민을 했습니다. 혹독한 수업료를 지불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무슨 일이든지 익숙해 질려면 10년 정도는 걸리는 것 같습니다. 근데 10년이 지나도 상황버섯 무농약 재배는 정말 어려울 것 같습니다. 오랫동안 상황버섯 농사하신 분들이 하나같이 고개를 젓는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참으로 어려운 일이지만 끝까지 부딪혀 보겠습니다.

 

이 보다 더한 어려움도 다 겪으며 살아온 인생입니다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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