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원일기

실수로 잘 못 팔았습니다.

이종완
2024-05-13

월요일 한가로운 오후입니다. 앞날 공휴일에 미어 터지듯 차와 사람이 많았는데 월요일 되니 무척 한가롭습니다. 농삿일 하는 나랑은 아무 상관도 없는데 어제까지 덩달아 나도 바빳는데 오늘은 무척 한가롭습니다.

점심으로 햇반 한 개 먹고 위양지 한바퀴 돌고 농장에서 물주고 말리고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농막 그늘에 앉아 위양지 앞 들판을 바라보면서 글을 쓰고 있는 내 모습도 자연의 일부인 것 같습니다. 신선한 바람이 불어와 내 얼굴을 감싸도는 느낌도 너무 좋습니다.

 

지난 겨울 유난히 비가 많이 왔고 따뜻한 기온 때문에 곰팡이 피해가 많습니다. 5월부터 물 주기 시작하자 시커멓게 죽어 나가면서 곰팜이만 발생하는 종목들이 너무 많습니다.

하나 하나 재배사 밖으로 들어내는데 그 숫자가 장난이 아닙니다.

이 역시 무농약의 폐해로 여겨 집니다.

 

바둑을 두다보면 대마가 죽을 경우가 있는데 이는 바둑이 망했다는 얘기인데 곰팡이 오염되어 죽어 나가는 종목들은 그래도 대마가 아니어서 천만 다행입니다. 이정도는 농약없이 농사 하노라면 언제든지 감수 해야 할 정도입니다.

 

일요일인 어제는 관광객중 많은 분들이 우리 농장에 들러 상황버섯을 사가져 갔는데 농장에서 제가 먹을려고 가져다 둔 100% 포자가 핀 버섯 2봉지를 실수로 팔아 버렸습니다.

어느 한분이 사 가져 가셨는데 아마 지금 쯤 화를 내고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시 이 글을 보고 계시다면 꼭 연락 주세요. 교환 해 드리고 덤으로 더 드리겠습니다.

 

사실은 포자가 핀 상황버섯들이 약효 가치는 더 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노란걸 선호하시니 생산자도 상인도 모두 거기에 맞추고 있는데 참으로 잘못된 일 입니다.

소비자가 바뀌지 않으면 절대로 안 바뀔 일 입니다.

 

저희 농장에서는 노란건 팔고 갈색은 저와 우리 가족이 먹습니다. 포자 핀 갈색 버섯 가져 가신분 화내지 마시고 좋은 것 가져 가셨다 생각해 주세요. 아님 연락 주시면 교환에 더해서 훨씬 더 많이 드리겠습니다. 여태 버섯 농장 하면서 갈색 버섯을 소비자에게 팔아본 일 거의 없었습니다.

 

이 글을 보셨다면 꼭 연락 부탁 드립니다.

 

재배사에 물주고 말리고를 반복 하고 있습니다. 오후 3시가 다 되어 갑니다.

좀 있으면 일을 잠시 멈추고 우체국에 택배 부치러 다녀와야 합니다.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우체국 가는 일은 즐겁습니다.

우체국에 가는 횟수만큼 농장이 잘 돌아 간다는 의미입니다. 그래도 요즘은 휴일 빼고는 거의 우체국에 갈 일이 생겨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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