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원일기

이러다가 언젠가는 자빠지는데 ㅎㅎㅎㅎㅎ

관리자
2024-04-29

오랜만에 일기를 씁니다. 몸과 마음이 많이 바빳습니다.

그동안 농사가 제대로 안되어 애를 먹었는데 작년에 수확이 좀 좋아져서 물량이 늘어난 관계로 일단 팔 것이 많이 있으니까 도 소매를 적당히 섞어서 출하하니 그대로 수입이 늘어 났습니다. 여태 농사를 해 온 중에 금년이 가장 많은 매출액을 찍고 있습니다.

이것이 경영이다라는 생각과 일단은 농삿꾼은 농사를 잘 짓고 봐야 할 일인데 나 혼자 하는 일이 아니고 자연환경과 저 위에 계신 분(?)과의 동업인지라 늘 조마조마 합니다.

 

벌써 재배사에는 곰팡이랑 벌레가 창궐하고 있습니다.

내일부터 하나하나 해결해 가야겠습니다. 이번 가을에도 작년처럼 성공해서 수확이 많아져야 농장의 일대 전환기가 시작이 됩니다. 그동안 여러 가지 이유로 제대로 수확을 못해서 농장 경제는 말이 아니었으며 몸과 마음이 한없이 힘 들었습니다.

금년 한해도 잘 해 보겠습니다.

 

농부의 일상에 푹 젖어 있는 나의 삶에 경의를 보내고 농사가 망해서 금융기관으로 돈 빌리러 다님을 즐겼던 나의 삶에 신비함 까지 느낍니다. 하지만 옆에서 지켜보는 가족들에게는 한 없이 미안한 마음이 앞섭니다. 어떻게든 성공해서 주위분들에게 신용회복(?)을 해야만 합니다.

 

그동안 제일 힘듦이 역시나 무농약 친환경 재배입니다.

뭐라 표현 할 말도 없으며 그야말로 예수님 십자가 지고 가시밭길 걷는 고통을 느낍니다.

지금도 많은 상황버섯 재배하시는 분들은 무농약 재배는 원초적으로 어렵다고 말씀을 하시고 농약없이 재배하는 것은 망할 수 밖에 없다고 하는데 그 길을 5년째 걷고 있자니 심신이 메롱입니다.

금년 가을의 고 수확을 위해 지금부터 떨어지는 낙엽도 피해가는 심정입니다.

 

상황버섯의 농사 성패는 종목에 달려있다고 봅니다.

업체에서 나무를 잘라 그 안에 종균을 넣어 숙성시킨 다음에 농가로 넘어 오는데 그 업체의 손에 농가의 운명이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농사의 성패 80%는 종목 만드는 업체에 달려있고 그 종목을 농장에 받아서 물줘서 키우는 농부는 매 순간 희노애락을 느끼면서 살고 있습니다.

어떤 종목 업체를 선정하는지가 농사의 운명을 좌우한다고 보면 틀림이 없습니다.

 

평생을 매달 국가에서 주는 봉급을 받고 살았는데 이렇게 봉급을 받지 않고 직접 벌어서 쓰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떻게 살까(?) 하는 것이 평생의 궁금점이었고 여러가지 이유 중 하나인 그 궁금점 때문에 이 농사업에 뛰어 들었습니다.

그리고는 열심히 뛰었고 갈수록 더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런닝머신 위에 뛰면서 매순간 속도를 올리고 각도도 올리고 있습니다.

 

이러다가 언젠가는 자빠지는데 ㅎㅎㅎㅎㅎ

 

이 완급을 잘 조절하는게 프로입니다. 저도 아마추어는 아닙니다.

잘 조절하면서 견뎌 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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