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원일기

어떤 버섯이든 야생에서 함부로 채취해서 먹거나 사 먹어도 안 된다고 말씀을 드립니다.

이종완
2024-03-28

봄비가 참 많이도 내립니다. 농장 바닥이 논흙이라 시커먼 색깔이었는데 마사를 깔고보니 노란색이라 참 좋습니다. 발에 물도 안 올라오고 일 하기가 훨씬 편합니다.

농장은 재배사 문 콱 닫아두고서 온도 올리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이렇게 3월 내내 비가 오니 전체 일정이 뒤로 좀 밀려야 될 것 같습니다.

 

모처럼 한가한 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산도 보이고 봄꽃들도 눈에 들어 옵니다.

우리집 담장 개나리꽃도 만개를 했고 목련은 다 폈다가 질려고 하고 있네요. 마당 구석 구석 펴 있는 수선화들도 이제야 눈에 들어 옵니다. 참 정신없이 살았습니다.

 

며칠 전에는 고객 한 분이 전화가 와서 자기의 지인이 산에서 캔 자연산 상황버섯을 다려 먹고 발작을 일으켜서 병원에 실려 갔다고 전화가 왔습니다. 그래서 상세히 설명 해 주었습니다. 개도 진돗개, 치와와, 블독 등등 많은 종류가 있듯이 상황버섯도 종류가 많은데 미국 FDA나 우리나라 식약처에서는 두 종류의 상황버섯만 먹을 수 있다고 합니다. 하나는 린테우스 종이고 하나는 바우미 종인데 우리나라에서 대부분은 바우미를 재배하고 있다고 얘기 해 주었습니다.

 

그 발작 환자의 부인도 한 모금 마셔 보고는 쓴맛이 많이 나서 먹지 않았는데 남편만 다 먹고나서 온몸에 발작이 생겨 병원 응급실에 실려 갔다고 합니다. 아마 간에 엄청난 손상을 입었을거라 짐작이 됩니다. 우리 고객님들 중에서도 예전에 먹어 본 상황버섯은 쓴 맛이 좀 있었는데 저희 천풍농원 상황버섯은 쓴 맛이 전혀 없다고 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상황버섯은 쓴 맛이 없는게 정상입니다.

 

어떤 버섯이든 야생에서 함부로 채취해서 먹거나 사 먹어도 안 된다고 말씀을 드립니다.

시중에 많은 상황버섯들이 유통되고 있는데 면밀하고 꼼꼼하게 따져서 드시기를 권해 봅니다.

 

오늘은 관공서에 미루었든 일을 보러 갈려고 합니다.

농약, 제초제등 화학물질 전혀 없이 안전한 상황버섯을 재배 한다고 밀양시에서 많은 금액을 보조 해 주는데 서류들이 여간 까다로운게 아닙니다.

 

버섯이 붙어 자라고 있는 종균목의 이력부터 산림방제 했던 나무는 아닌지 전부 서류를 갖추어 내어야만 합니다. 물론 농약 잔류물 검사 외에 지하 관정에서 올라오는 물까지 완벽 해야만 이 보조금을 받을 수가 있는데 그냥 돈으로 주는게 아니고 제품을 팔 때 사용하는 박스 값으로 박스 회사의 각종 서류들을 다 받아야만 합니다.

 

다음주 부터는 본격적으로 가을까지의 농삿일이 시작 됩니다.

금년 한해 잘 넘겨서 좋은 결실을 이루었으면 하는 바램인데 일만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고 정확한 판단과 합리적인 기술로 곰팡이를 이겨내어야 하고, 지난해 보다 더 나은 발이 결과를 이루어야 합니다.

 

내가 최선을 다 하고 난 뒤 하늘을 쳐다보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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