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원일기

상황버섯 수공예품

이종완
2021-01-15

저희 농장에서는 손바닥보다 큰 상황버섯들을 대작두로 수확하여 일단 20시간 건조 시킨뒤 냉장고 만한 대형 비닐봉지에 넣어 저장해두고 매일 조금씩 꺼내어 지하 100m 암반수에 세척하고 소작두로 손가락 크기로 잘게 썰어 다시 20시간 건조를 합니다.

이렇게 건조를 시켜대는 이유는 습기가 있으면 바로 곰팡이가 달라붙기 때문입니다.

건조기에서 바로 꺼낸 버섯절편들은 색깔이 노란게 참 예쁩니다.

하지만 절편 하나하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참나무배지와 절단 부위에는 주로 참나무진액이 묻어 시커먼 부분들이 있고 때론 대작두의 칼날이 빗겨 들어가서 잘려진 나무파편도 묻어 있습니다.

일단 건조기에서 꺼낸 수십만개의 절편들을 다시 대형 비닐 봉지에 담아 저장해두고 매일 조금씩 꺼내어 포장 작업을 합니다.

포장용기를 옆에 두고 오른손엔 끝이 초승달처럼 생긴 작은 가위를 들고 왼손엔 절편 하나하나씩을 꺼내어 들고 눈으로 확인하여 깨끗한 것은 바로 용기에 넣고 불순물이 묻은 절편들은 가위로 다 오려 냅니다.

산더미처럼 쌓인 절편들을 하나하나 이렇게 손보는 것은 생산자인 저는 산더미지만 소비자손에는 소량이 봉지 혹은 용기에 들어가 배달되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이렇게 깨끗할 수 있냐고 많은 고객님들이 말씀 하시는데 그 비결은 바로 이것입니다.

어떤 고객님이 전화 하셔서 너무 깨끗한데 혹시 약품처리 하느냐 물으시고는 아니라고 했는데도 고개 갸우뚱하시고는 사지 않겠다고 했을 때 내가 그만큼 깨끗한가 생각해 기분도 좋았지만 한편 씁쓸도 했습니다.

상황버섯은 물에 끓여 차로 마시는 음식입니다.

첫째는 깨끗해야 하며 둘째, 셋째도 깨끗해야 합니다.

오해를 살 만큼 너무 깨끗하여 어려움(?)이 있어도 대다수 고객님들을 위해 계속 이렇게 하고자 합니다.


절편 하나하나를 들고 가위로 손보다보면 무아지경에 들어 갑니다.

여태 살아온 내 마음의 갈등과 번민 그리고 죄에 대해서 수 없이 참회하며 가위로 내 마음의 때를 잘라 냅니다.

그리고 절편 하나하나와 대화를 합니다

“다른 집에 가거든 가정에 건강을 지켜주고, 특히 환자분에게 가거든 치유의 행복을 드리라고” 대화를 합니다.

낮에는 농장에서 일하고 매일 밤에는 절편들과 이렇게 대화를 합니다. 마치 수공예품을 만들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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