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원일기

날씨가 매우 덥습니다. 하우스 내부 온도는 입에 담기 조차 겁이 납니다.

오늘도 하우스 내부에서 배지를 하나 하나 손보고 있습니다.

곰팡이와 먹물버섯은 거의 잡혔지만 전체를 매일 수색작전을 펼쳐야 합니다.  하우스 한동에 5천개의 배지가 들어 있는데 그중 한개라도 내 눈에서 벗어나 자라고 있다면 다시 전체를 오염시키기 때문입니다.

살피다 보니 한번 감염 되었던 애들은 더이상 상황버섯이 나오질 않고 배지 자체가 썩어 들어가는 듯 보였습니다. 

아침부터 수없이 밖으로 들어내고 있습니다.

모 식당에서 땔감으로 너무 좋다고 부탁을 해 온 처지라 쌓아두면 전부 가져 갑니다.

이 배지들 한개 한개가 전부 돈인데 돈을 들어내고 있습니다.

작년 처음으로 배지를 구입해서 키우고 있는데 배지 생산업체 회장님이 애가 쓰여 찾아 오셔서 진지하게 이렇게 농약을 사용치 않고 키우면  필히 망한다고 혼자 고집 부리지 말고 다들  쓰고 있으니  농약 이름까지 가르쳐 주시면서 사용하라고 안 쓰러운듯 말씀 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저는 회장님께 이대로 한번 해 보겠습니다. 계속 실패하면 안하겠습니다. 교수 재직 시 강단 혹은 많은 사회단체 강연에서 농약의 폐해에 대해서 얼마나 많은 얘기들을 했던 사람이 어떻게 내가 농사 지으면서 농약을 사용하겠습니까..저는 그리 못함을 이해 해 달라고 말씀을 드렸던 기억이 납니다.

무농약으로 재배 해 보니 몸이 힘드는건 말로 표현이 안되고 경제적 손실도 너무 큽니다.

어제는 집에 가서  쉬고 있으니 어지러웠습니다. 전형적인 과로 현상이 나타 났습니다. 잠들기 전 까지 어지럽고 메스꺼웠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좀 느긋하게 일을 할려고 애를 쓰고 있는데 몸이 편하면 그만큼 손실이 발생을 합니다.

그래도 내가 살고 봐야겠지요 ㅎㅎㅎㅎㅎ

이번주 토요일 부터 일요일까지 비가 온다고 합니다.

비가 오는날은 하우스 내부 온도에서 내가  해방되니 하루라도 좀 쉬어야 겠습니다.

농장을 이전하면 농장 전체 바닥에 토목 공사를 해서 물빠짐이 좋게 하여 하우스 내부가 습하지 않게 만들면 좀은  좋을 것 같습니다.

어떤 악조건이 생겨도 이길 자신이 있는데 이 자신감이 어디서 나오는지 나도 모르겠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