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원일기

곰팡이들과의 무식한 전투

이종완
2021-06-22

 먹물버섯이 계속 달라 붙는데 군대로 치면 정규군이 아니고 게릴라 전을 펼치는 잔당들 같습니다.

이미 정규군은 괘멸 되었고 남은 잔당들이 어디에 숨어 있었는지 아침에 출근해서 둘러보면 간신히 눈치보며 붙어 있습니다.

오늘도 가차없이 잔당 소탕작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붙으면 씻고 붙으면 씻고의 반복 입니다. 칼자루는 내가 쥐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도 사람인지라 서서히 지쳐 갑니다.


갑자기 어두워지면서 비가 많이 내립니다. 온도도 급강하 해서 졸지에 농장일이 반으로 줄어 듭니다.

먹물버섯 잡으랴 온습도 맞추랴 고온다습한 하우스 안에서 저 자신을 보호하랴 정신이 없는데 갑자기천둥 번개 치면서  비가 세차게 내립니다.

단비입니다.

하우스 천장에 떨어지는 빗소리는 오케스트라 연주 같습니다. 변화무상한 박자에  하우스내부 위치에 따라 리듬이 달리 들립니다.

가끔은 팀파니나 큰북 치는 소리도 들립니다.


먹물버섯과의 전투에서 일단은 승기를 잡았습니다.

매일 발생하지만 그다지 활력은 잃었는것 같습니다.  비결은 "무식함"입니다. 앞뒤물불 안가리고 쏘아대니 달라붙기 무섭게 세찬 물줄기를 맞고 나가떨어집니다. 계속 계속 반복해서................................


저도 세상 무서운게 없는데 누가 단순 무식하게 목숨걸고 덤벼들면 방법이 없고 도망가야 할 것 같습니다.

곰팡이와 또 잡버섯과의 전투는 "무식해야한다"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인생살이도 때론 무식하게 대처해야 할 일이 없겠습니까마는 ........저는 그리 못하겠습니다.

그러지 못해서 힘들었던 일이 너무 많았습니다.

그 화풀이를 곰팡이들에게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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