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에 아는 지인들이 찾아오셔서 흙먼지에 물에 흠뻑 젖은 내 모습을 보고 어떻게 교수 하시든분이 이렇게 할 수 있냐고 도데체 이해가 안된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 거립니다.
제가 교수로 출연하든 연극 무대는 벌써 끝이 났습니다. 좀 오래 했을 뿐인데 그게 오래토록 머리속에 남아들 있는것 같습니다.
최불암씨는 평생 밀짚모자 쓰고 양촌리에 사는게 아니고, 김상중씨는 평생 옥좌에 앉아 호령하고 있는 건 아닙니다. 그건 감독에 의해서 그들의 주어진 배역에 따라서 프로답게 시골 촌로인양 또는 임금인양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고 또 그 무대가 끝나면 또 다른 주어진 역할에 따라 회장님도 되었다가 벙거지 모자 쓴 거지도 되고 있습니다.
저도 감독(?)님이 이제 농부의 역할을 주셔서 또 여기서 최선을 다 할 따름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연극이 끝나고 불꺼지고 객석이 텅 비었는데도 아직 거기서 헤어나지 못하고 집에 가서 조차 그 연극의 주인공인양 착각하고 살고 있습니다. 연극은 말그대로 연극입니다. 무대에서 회장님 하셨다고 그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꿈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몽환적인 삶이라 생각 합니다.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많은 배역을 맡습니다. 죽음의 순간까지 죽는 역을 하고 가야 합니다. 그저 주어진 배역에 따라 그 배역에 맡게 최선을 다하는 연기자야 말로 프로 연기자 입니다.
점심식사를 편의점에서 빵하나와 바나나 우유를 사와서 흙먼지에 젖은 옷을 입고 맛있게 먹고 있는데 지인들아 와서 보고는 요상한 표정을 짓습니다.
여태 먹어본 중에 최고의 식사를 하고 있는데, 부산 해운대 호텔 일식집에서 먹어본 식사보다 훨씬 맛있는데 ㅎㅎㅎㅎㅎㅎ
바나나 우유가 이렇게 맛있는지 예전에 미처 몰랐습니다.
한번 왔다가는 인생 여건만 된다면 많은 배역을 해 보고 싶습니다.
밤무대 악사들은 어머니가 병원에서 죽어가도 무대에서는 웃으며 춤을 춰야 한다는 애환도 있고요 술집 주인은 손님이 술을 다 먹으가면 그 자리에 가서 남은 술을 "저도 한잔 주세요" 하고 얻어 마시고 빈병을 손님에게 따루어 술이 안나오면 한병 더 시켜 매상을 올리는 애환도 있습니다.
그 애환들이 사랑스럽습니다.
딱 40년전이네요. 경찰 제복을 입고 있을 때 한 겨울 부산 연산동 산동네 사는 세 아이의 엄마인 그녀는 남편이 화물차 기사인데 인명사고를 내어 감옥에 가있고 먹고 살기위해 어린아이 두명은 방에 가두어 놓고 젖먹이만 등에 업고 리어카를 끌고 내려와 대로변에서 오뎅 장사를 했습니다. 저녁에 시작해서 새벽까지 장사하는데 어쩌다 새벽 순찰 근무중 아주머니가 장사 끝나고 힘겹게 리어카를 끌고 산동네로 올라가는 모습이 보이면 뛰어가서 목적지까지 밀어 주었든 기억이 납니다.
하루는 새벽에 리어카에 달린 칸델라 불빛에 아이 업고 서럽게 울고 있는 모습이 보이길레 가서 물어보니 어떤 남자에게 두들겨 맞고 돈까지 다 빼았겼다고 했습니다. 주변일대를 다 뛰어 다녀봐도 아무도 없었습니다. 아주머니를 달래서 산동네까지 리어카를 밀어주고 주머니에 있던 돈 몇천원을 아이 과자 사주라고 건네주고는 돌아 왔습니다.
저보다 10여년 정도 위로 보인 그 아주머니 무척 뵙고 싶습니다.
아직도 힘들고 어려운 역할만 하고 계신지..... 그때 새벽에 얻어 먹은 오뎅국물들이 참 맛이 좋았는데....
농장에 아는 지인들이 찾아오셔서 흙먼지에 물에 흠뻑 젖은 내 모습을 보고 어떻게 교수 하시든분이 이렇게 할 수 있냐고 도데체 이해가 안된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 거립니다.
제가 교수로 출연하든 연극 무대는 벌써 끝이 났습니다. 좀 오래 했을 뿐인데 그게 오래토록 머리속에 남아들 있는것 같습니다.
최불암씨는 평생 밀짚모자 쓰고 양촌리에 사는게 아니고, 김상중씨는 평생 옥좌에 앉아 호령하고 있는 건 아닙니다. 그건 감독에 의해서 그들의 주어진 배역에 따라서 프로답게 시골 촌로인양 또는 임금인양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고 또 그 무대가 끝나면 또 다른 주어진 역할에 따라 회장님도 되었다가 벙거지 모자 쓴 거지도 되고 있습니다.
저도 감독(?)님이 이제 농부의 역할을 주셔서 또 여기서 최선을 다 할 따름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연극이 끝나고 불꺼지고 객석이 텅 비었는데도 아직 거기서 헤어나지 못하고 집에 가서 조차 그 연극의 주인공인양 착각하고 살고 있습니다. 연극은 말그대로 연극입니다. 무대에서 회장님 하셨다고 그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꿈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몽환적인 삶이라 생각 합니다.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많은 배역을 맡습니다. 죽음의 순간까지 죽는 역을 하고 가야 합니다. 그저 주어진 배역에 따라 그 배역에 맡게 최선을 다하는 연기자야 말로 프로 연기자 입니다.
점심식사를 편의점에서 빵하나와 바나나 우유를 사와서 흙먼지에 젖은 옷을 입고 맛있게 먹고 있는데 지인들아 와서 보고는 요상한 표정을 짓습니다.
여태 먹어본 중에 최고의 식사를 하고 있는데, 부산 해운대 호텔 일식집에서 먹어본 식사보다 훨씬 맛있는데 ㅎㅎㅎㅎㅎㅎ
바나나 우유가 이렇게 맛있는지 예전에 미처 몰랐습니다.
한번 왔다가는 인생 여건만 된다면 많은 배역을 해 보고 싶습니다.
밤무대 악사들은 어머니가 병원에서 죽어가도 무대에서는 웃으며 춤을 춰야 한다는 애환도 있고요 술집 주인은 손님이 술을 다 먹으가면 그 자리에 가서 남은 술을 "저도 한잔 주세요" 하고 얻어 마시고 빈병을 손님에게 따루어 술이 안나오면 한병 더 시켜 매상을 올리는 애환도 있습니다.
그 애환들이 사랑스럽습니다.
딱 40년전이네요. 경찰 제복을 입고 있을 때 한 겨울 부산 연산동 산동네 사는 세 아이의 엄마인 그녀는 남편이 화물차 기사인데 인명사고를 내어 감옥에 가있고 먹고 살기위해 어린아이 두명은 방에 가두어 놓고 젖먹이만 등에 업고 리어카를 끌고 내려와 대로변에서 오뎅 장사를 했습니다. 저녁에 시작해서 새벽까지 장사하는데 어쩌다 새벽 순찰 근무중 아주머니가 장사 끝나고 힘겹게 리어카를 끌고 산동네로 올라가는 모습이 보이면 뛰어가서 목적지까지 밀어 주었든 기억이 납니다.
하루는 새벽에 리어카에 달린 칸델라 불빛에 아이 업고 서럽게 울고 있는 모습이 보이길레 가서 물어보니 어떤 남자에게 두들겨 맞고 돈까지 다 빼았겼다고 했습니다. 주변일대를 다 뛰어 다녀봐도 아무도 없었습니다. 아주머니를 달래서 산동네까지 리어카를 밀어주고 주머니에 있던 돈 몇천원을 아이 과자 사주라고 건네주고는 돌아 왔습니다.
저보다 10여년 정도 위로 보인 그 아주머니 무척 뵙고 싶습니다.
아직도 힘들고 어려운 역할만 하고 계신지..... 그때 새벽에 얻어 먹은 오뎅국물들이 참 맛이 좋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