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원일기

농사는 과학 입니다

이종완
2021-06-30

매일 먹물 버섯과 치열한 전투를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비어있는 하우스에 먹물버섯으로 오염된 배지들을 따로  넣어 실험을 했습니다. A B C 3그룹으로 나누어 한그룹에 15개씩 총 45개를 두고 인체에 무해한 (가)(나)(다)를 각 그룹에 투여 해 보니 (다)를 사용한 C그룹의 먹물버섯이 매우 약화 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 다른 먹물버섯으로 감염된 배지를 15개씩 3그룹으로 나누어 이제는 (다)의 적정량을 찾는 실험을 했습니다.

상황버섯은 안전하면서 먹물버섯에게만 타격을 줄 수 있는 적정량을 찾았습니다.

먹물버섯이 발생한 3일 뒤부터 실험을 했으며 다행히 결과를 빨리 도출 할 수 있었습니다.


전체 하우스에 (다)의 적정량을 살포한 결과 거의 80%의 사멸율을 보였습니다.

(다)가 뭔지 공개는 어렵습니다. 분명한 것은 인체에 무해한 친환경적 물질입니다.


4단으로 거치대를 만들어 공중재배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동안 배지 하나 하나를 씻기위해 4단은 서서, 3단은 다리를 많이 구부리고, 2단은 앉은자세, 1단은 왼손을 땅에 짚고 엎드려 머리는 땅에 닿일 정도로 해서 배지 밑으로 넣어야 시야를 확보 할 수 있었습니다.

2만여개의 배지를 씻다보면 대웅전에서 108배하는 스님을 연상합니다.

저는 매일 108배가 아니고 셀 수도 없을 만큼 하루 종일 수 천의 배를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공을 들여 재배한 상황버섯은 제 살붙이 같은 생각이 듭니다.


연구를 기왕 시작 한 김에 곰팡이에 대한 연구도 더 해야 겠습니다.

상황버섯 재배가 참 어렵습니다만 재미도 있습니다.

이러다 농학자가 되겠습니다.

모처럼 걱정 사라지고 편안한 밤을 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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